[카테고리:] Lv16

  • 그 결정은 결코 당신을 위한 건 아니다

    그 결정은 결코 당신을 위한 건 아니다

    정말 그거면 괜찮을까

    모든 집단은
    구성원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한다.
    그리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그 길을 함께 걷는 아늑함에
    우리도 함께 할 수 있다.
    실패하면
    책임은
    우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진다.
    이걸 제시한 집단의 책임이지,
    나의 책임이 아니다.

    그런데 정말
    그거면 되는걸까.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그게 내 책임이 아니라는 것만 보장되면,
    그걸로 우리 삶은
    충분한걸까.
    어쩌면 정말 중요한 결정이
    그렇게 내가 아닌 외부의 선택에 의해 내려져서
    그게 실패로 끝나버리고 나면,
    혹시 언젠가
    억울함이나 원망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닐까.
    왜 내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그렇게
    날 위한 결정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결정으로 내려버렸냐고
    누군갈 원망하고 억울해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렇게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예정된 후회

    타인이,
    즉 무리와 집단이
    당신 대신 결정을 해주겠다는 유혹은
    사는 내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책임 없이
    시키는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그 아늑함에
    당신은 매혹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걸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들이 당신 대신 내리는 그 결정은,
    단언하건대 당신을 위한 건 아닐꺼다.
    물론 입으로야
    당신을 위한 결정이라 말하겠지만.

    언젠가 깨닫게 될 것이다.
    이용당했다는 걸.
    그들은
    당신을 모르며,
    당신을 아끼지도 않고,
    당신의 자유를 자신들을 위해
    최대한 착취하고 이용하고 싶어한다.
    하여,
    먼훗날 어쩌면
    당신은
    삶이 이상하게 흘러가버렸다고
    울부짖게 될지도 모른다.

    판단을 의탁하기로 한 결정도 결정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은
    둘로 나뉜다.
    자신의 삶을
    원하는 모습으로 조각해나가는
    ‘조각가’와
    끝없이 외부로부터
    휘둘리고 조종당하며 이용당하는
    ‘피해자’.

    우리가 피해자가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스스로 삶을 결정하는 자유가
    내 손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자유를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책임이 전적으로 내게 올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판단을 의존하기로 한 선택도,
    스스로 무언가를
    판단내리고 선택하는 결정만큼이나
    큰 의미를 가지는 중대한 결정이다.
    종종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은,
    무언가를 하는 결정보다
    더 엄청난 결정이 되곤 한다.
    내 삶의 결정권을
    남에게 줘버리기로 한 결정이,
    과연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일보다
    덜 위험한 결정일까.

    더욱 혹독한 대가

    내 삶을 내가 결정하지 않는 대가는,
    무언가를 선택해서 받는 대가보다
    더욱 혹독할 수 있다.
    특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남들이 하는 선택,
    내가 속한 집단이 하는 판단을
    그저 따르게 되면,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무능하고
    현명하지도 않고
    우리보다 뛰어날 것도 하나 없는
    멍청한 사람들이
    생각하고 주장하는대로,
    그렇게 우리의 삶이
    흘러가버릴수도 있게 된다는 말이다.
    다들 자신이 직접 책임지고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을
    두려워한 탓에,
    시덥잖은 소수가
    지들 마음대로
    다수를 움직이고 조종하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이용당하는 다수 중 한 명이
    바로 우리일지도 모른다.

    아마 애초부터 그들은
    우리를 위한 결정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한 선택을 해왔을 것임은
    이제 더 말할 필요도 없고.
    결국 이 서사의 결말은,
    우리가 ‘피해자’가 되어 살아간다는
    슬픈 내용이 전부다.

    스티브잡스가
    한 대학교의 졸업식 축사로 했던 말을
    여기 적어둔다.
    “Everything around you that you call life
    was made up by people that
    were no smarter than you.”
    “(당신이 ‘세상’이라고 부르는) 당신 주위의 모든 것들,
    즉 당신의 세상은,
    실은 당신보다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길러라

    착각하지 마라.
    우리가 결정을 타인에게,
    내가 속한 무리나 집단에게 넘겨준다고 해서
    삶의 중대한 결정에 대한 책임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우리가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다.
    우리는
    그 결정권을
    우리를 위하지도 않는 타인에게
    넘겨버리기로 한 것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현명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은 멍청한 자들에게
    내 삶을 넘겨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것을 선택하고
    무슨 판단을 내려야 할지
    두렵고 고민되더라도,
    그럼에도 우리는
    스스로 삶을 결정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막연하고 공허하더라도,
    설령 방황하고 있더라도,
    우리는 결국
    진정한 우리자신을 발견해
    최고의 나를 조각해나갈 것이다.
    스스로를 믿어라.
    당신은
    충분히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다.

  • 집단은 모든 걸 대신 결정해준다

    집단은 모든 걸 대신 결정해준다

    당신을 이용하고 싶은 자들

    타인의 시간(혹은 시간적 자유)을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이용하고 싶어하는 존재는
    세상에 수없이 많다.
    국가,
    사회,
    문화,
    지역,
    회사,
    학교,
    그 외에도 다양한 무리집단과 모임들.

    이들은
    해결책을 찾았다.
    인간의 자유롭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
    ‘그냥 누가 시키는대로 했으면’ 하는 마음.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게
    실패로 판명날까 전전긍긍하는 두려움.
    이걸 이용하는
    탁월한 해결책을 발견해낸거다.

    모든 집단은 개인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한다

    그 집단을 이끄는 자들,
    혹은 그 집단 자체는
    늘 그 집단에 속하는 개인에게
    매혹적인 제안을 한다.
    니가 짊어져야했던 책임을,
    대신 떠안아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내가 시키는대로 하면
    그게 올바른 정답이야.
    너 무엇이 올바른지 잘 모르겠잖아 사실.
    봐, 니 주위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어.
    너만 니멋대로,
    정답을 알려주는데도 다른 오답을 선택하려고?
    니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조롱거리가 될꺼야.
    내가 제시한 대로 하면 돼.
    책임은 내가 지는거야.
    넌 그냥 내가 시키는대로 한 것밖에 없잖아.
    니 부모,
    니 친구,
    니 동료,
    니 주위 사람들 모두 다
    올바른 결정을 했어.
    너만 따르지 않겠다고?

    판단의존의 달콤함

    이게 바로
    우리가 속한 집단, 조직, 사회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판단을
    그대로 따르게 되는
    ‘판단의존’이다.

    이 판단의존은
    굉장히 아늑하고 편안하다.
    나와 같이 여기에 속해있는 사람들
    모두가 다같이
    그 집단 전체의 판단과
    똑같은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하니까,
    실패해도 다같이 실패한거고
    이 무리 전체가 실패한거지
    내가 실패한 게 아니다.
    나만 XX인 게 아니라는거다.
    내 책임도 아닌거고.
    잘못 결정해서 실패할지도 모르는 책임이
    나에게 올 위험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거다.

    게다가
    내가 더 고민하고
    노력하고
    스스로를 단련해서
    좋은 판단을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할 이유도 없다.
    어차피 나는
    내가 속한 이 무리가 결정한 판단을 따라
    그대로 똑같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무리에서 제시한 ‘올바른’ 길을
    모두와 함께
    걸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너무 든든하지 않나.
    이쯤되면,
    진짜 ‘개꿀’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올바른 길’의 의미

    앞서 말했듯이,
    집단은 개인에게 올바른 길을 알려준다.
    여기서 올바르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걸까.
    이제 우리는
    어느 정도 그 의미를 알고 있다.
    인간이 타인을 보고 ‘옳다’고 말할 때
    그 말의 뜻은
    자기자신에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내 맘에 든다,
    나의 생각, 나의 삶을 지지해준다,
    는 의미다.

    이 심리적 메커니즘은
    집단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냥 지한테 유리하면
    그게 선이고
    도덕이고
    정답이다.
    조직, 집단, 무리도
    결국 인간이 모여 이룬 것 아닌가.
    집단이 구성원에게 제시하는 ‘올바른’ 길은
    당연하게도,
    ‘집단에게 유리하다’,
    ‘집단을 지지해준다’,
    ‘집단 입장에서 마음에 든다’,
    ‘집단을 부정하지 않는다’,
    는 의미다.

    유혹에 넘어가는 이유

    얼핏 들으면
    결국 집단에게 이용 당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사람들은
    여기에 넘어가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말했듯이 인간은,
    스스로 결정해서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위험을
    너무나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거에 쐐기를 박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건 바로,
    애초에 자기가
    삶에서 무얼 위해 살아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의지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지못한
    모든 인간은,
    뼛 속부터 공허하다.

    애초에 내가
    어디를 향해 가야하는지 모르는데.
    무얼 위해 살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래서 어떤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데.
    집단에게 삶을 의탁하는 판단의존은,
    그 공허함을 일단 멈춰준다.

    원래 자신의 삶이 공허한 자일수록,
    이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더이상 방황하고 헤매지 않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얼 좇아야 하는지,
    어떤 걸 위해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제시해준다는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인간은
    그들이 속한 사회, 집단, 무리에
    기꺼이 자신의 자유와 결정권을
    헌납한다.

  • 인간은 스스로 결정하길 두려워한다

    인간은 스스로 결정하길 두려워한다

    갈망하지만 두려워하는 것

    인간은 자유를 갈망하지만,
    과도한 자유는 싫어한다.

    과도한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에도 과도한 게 있는가.
    인간에게 있어 ‘과도한 자유’란,
    책임을 져야 할만큼의 자유를 의미한다.
    즉, 진정한 자유를 의미한다.

    책임은 자유의 그림자 같은 거라서,
    그 자유가 진정한 자유인 한
    늘 어디에나 따라다닌다.

    고로
    책임없는 자유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이건 마치
    ‘그림자 없는 귀신’과도 같은 상상에 불과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신체적 자유와
    정신적 자유,
    시간적 자유를 얻는 것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이제 여기서
    정신적 자유와 관련된 마지막 레벨인
    Lv16까지 마치고 나면,
    우리는
    그 자유로운 상태를 바탕으로
    진정한 우리자신을 발견해나가는
    이야기를 해나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인간은 자유를 두려워한다니…?!
    하지만 사실이다.
    인간은
    늘 자유를 갈망하지만,
    실은 자유를 두려워한다.

    잘못 결정할 위험

    인간은 기본적으로
    위험을 싫어한다.
    진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위험을 극도로 기피하는 사람들만이
    그 오랜시간을 죽지않고 살아남아,
    지금 이 시대에 사는 인간들을
    자신의 자손으로 남길 수 있었을테니.

    문제는,
    위험이라는 건 굉장히 다양해서,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할 위험’ 역시
    큰 위험이라는거다.
    그리고 인간은
    그 위험을 병적으로 싫어한다.

    사람들이 왜 맨날
    로또를 ‘자동’으로 살까.
    분석해보니 자동이 더 확률이 높아서?
    아니다.
    내가 직접 손으로 고른 숫자가
    자꾸 실패로 판명나는 게
    기분나쁘고
    싫고
    묘하게 두렵기 때문이다.
    기계가 로또숫자를 자동으로 선택해서
    당첨되지 않으면
    내 탓이 아닌 거 같은데,
    내가 직접 골라서 당첨이 안 되면
    내가 숫자를 잘못 고른 탓인 거 같은거다.

    우리는
    우리가 아둔하고 멍청한 선택을 해서
    실패를 하게 될 지도 모르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기가
    너무 너무 싫은 존재다.
    어쩌면 그게 가장 두려운 존재다.

    그러니 자유가 두려울 수밖에

    이제 문제는
    자유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유는 필연적으로
    실패의 위험과 모든 책임을
    자유의 주체인 내게 돌린다.
    자유라는 게 기본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직접 모두 선택하는 것이니까.
    타인이 나 대신 결정해주고
    선택해주는 게 아니니까.
    이쯤되면
    자유라는 녀석이
    싫을 법도 하다.
    자유가 고통스럽다는 철학자들의 말은
    그래서 나온 걸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냥,
    내가 직접 무언가를 결정했다가 실패할 위험없이,
    전문가나 선구자가 딱 그 길을 알려주면
    시키는대로 따라가고 싶어한다.
    아니면 그냥,
    남들이 다 하는대로
    나도 똑같이 그대로 따라한 후에,
    ‘누구나 다 그렇게 사니까’
    ‘남들도 다 그러니까’
    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 있고 싶어한다.

    그래야 혹시 실패로 끝나더라도,
    내가 잘못 결정해서가 아니라
    세상 사람 모두가 함께 그랬던거라며,
    사람들이 내게 그래라고 알려준거라며,
    나는 그냥 알려준대로 한 것뿐이라며,
    그래서 이건 내 책임이 아니라며,
    무리 속에 숨어
    나를 보호할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우리의 그 바람은,
    이루어졌다.

  • Lv16. 스스로 길을 걷는 방랑자

    Lv16. 스스로 길을 걷는 방랑자

    우리는 이제
    인간이 어떻게 집단에 세뇌당하고 이용당하는지
    이해했다.
    인간은
    혼자가 되어 버림받는 것도,
    타인들보다 낮은 위상을 차지해서 비웃음을 사는 것도,
    아니, 그런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몸을 벌벌 떠는 존재다.

    이제 Lv16에서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은,
    집단이
    인간을 마음대로 지배하고 조종하기 위해 이용하는
    인간의 또다른 습성이다.

    그건 바로 ‘판단의존’이다.

    인간은 자유로운 상태로 존재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원하는 삶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인간은
    자유로워지는 걸 두려워한다.
    자유롭게 결정하고
    그 결정대로 살아가길 주저한다.

    이번 렙업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 왜 자유롭게 사는 걸 두려워하는지,
    왜 그 두려움에 굴복해선 안 되는지에 대해
    이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