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정은 결코 당신을 위한 건 아니다

정말 그거면 괜찮을까

모든 집단은
구성원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한다.
그리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그 길을 함께 걷는 아늑함에
우리도 함께 할 수 있다.
실패하면
책임은
우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진다.
이걸 제시한 집단의 책임이지,
나의 책임이 아니다.

그런데 정말
그거면 되는걸까.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그게 내 책임이 아니라는 것만 보장되면,
그걸로 우리 삶은
충분한걸까.
어쩌면 정말 중요한 결정이
그렇게 내가 아닌 외부의 선택에 의해 내려져서
그게 실패로 끝나버리고 나면,
혹시 언젠가
억울함이나 원망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닐까.
왜 내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그렇게
날 위한 결정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결정으로 내려버렸냐고
누군갈 원망하고 억울해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렇게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예정된 후회

타인이,
즉 무리와 집단이
당신 대신 결정을 해주겠다는 유혹은
사는 내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책임 없이
시키는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그 아늑함에
당신은 매혹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걸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들이 당신 대신 내리는 그 결정은,
단언하건대 당신을 위한 건 아닐꺼다.
물론 입으로야
당신을 위한 결정이라 말하겠지만.

언젠가 깨닫게 될 것이다.
이용당했다는 걸.
그들은
당신을 모르며,
당신을 아끼지도 않고,
당신의 자유를 자신들을 위해
최대한 착취하고 이용하고 싶어한다.
하여,
먼훗날 어쩌면
당신은
삶이 이상하게 흘러가버렸다고
울부짖게 될지도 모른다.

판단을 의탁하기로 한 결정도 결정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은
둘로 나뉜다.
자신의 삶을
원하는 모습으로 조각해나가는
‘조각가’와
끝없이 외부로부터
휘둘리고 조종당하며 이용당하는
‘피해자’.

우리가 피해자가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스스로 삶을 결정하는 자유가
내 손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자유를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책임이 전적으로 내게 올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판단을 의존하기로 한 선택도,
스스로 무언가를
판단내리고 선택하는 결정만큼이나
큰 의미를 가지는 중대한 결정이다.
종종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은,
무언가를 하는 결정보다
더 엄청난 결정이 되곤 한다.
내 삶의 결정권을
남에게 줘버리기로 한 결정이,
과연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일보다
덜 위험한 결정일까.

더욱 혹독한 대가

내 삶을 내가 결정하지 않는 대가는,
무언가를 선택해서 받는 대가보다
더욱 혹독할 수 있다.
특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남들이 하는 선택,
내가 속한 집단이 하는 판단을
그저 따르게 되면,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무능하고
현명하지도 않고
우리보다 뛰어날 것도 하나 없는
멍청한 사람들이
생각하고 주장하는대로,
그렇게 우리의 삶이
흘러가버릴수도 있게 된다는 말이다.
다들 자신이 직접 책임지고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을
두려워한 탓에,
시덥잖은 소수가
지들 마음대로
다수를 움직이고 조종하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이용당하는 다수 중 한 명이
바로 우리일지도 모른다.

아마 애초부터 그들은
우리를 위한 결정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한 선택을 해왔을 것임은
이제 더 말할 필요도 없고.
결국 이 서사의 결말은,
우리가 ‘피해자’가 되어 살아간다는
슬픈 내용이 전부다.

스티브잡스가
한 대학교의 졸업식 축사로 했던 말을
여기 적어둔다.
“Everything around you that you call life
was made up by people that
were no smarter than you.”
“(당신이 ‘세상’이라고 부르는) 당신 주위의 모든 것들,
즉 당신의 세상은,
실은 당신보다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길러라

착각하지 마라.
우리가 결정을 타인에게,
내가 속한 무리나 집단에게 넘겨준다고 해서
삶의 중대한 결정에 대한 책임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우리가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다.
우리는
그 결정권을
우리를 위하지도 않는 타인에게
넘겨버리기로 한 것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현명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은 멍청한 자들에게
내 삶을 넘겨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것을 선택하고
무슨 판단을 내려야 할지
두렵고 고민되더라도,
그럼에도 우리는
스스로 삶을 결정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막연하고 공허하더라도,
설령 방황하고 있더라도,
우리는 결국
진정한 우리자신을 발견해
최고의 나를 조각해나갈 것이다.
스스로를 믿어라.
당신은
충분히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