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겁박
모든 사회와 문화는
절대 혼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구성원들을 겁박한다.
지시한 규칙과 룰을 따르고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거라 호언장담한다.
이렇게 인간을 길들인다.
모나면 안 되고
튀어서도 안 되고
니 생각을 남들 앞에서 말하지 말고
그저 조용히 숨죽인 채
남들이 하는 걸 비슷하게 따라 하면서
나도 마치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려했고
같은 행동을 하려했던 것처럼 미소지으며
그렇게 순종적으로 살아가라고 말한다.
만약 니 마음대로 하다간,
혼자 버려져서
비참한 처지에 놓일 거라고 말한다.
그건 지배하는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대처다.
구성원들이 그렇게 순종적이고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서로가 서로를 속박하는 게
가장 통제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자신의 삶이 소중한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그게 무서워 눈치보며 순종하는 삶이
그리 합리적인 선택이 되지 못한다.
전혀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으면,
인간은 안정감을 느낀다.
정확히는
혼자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공포로부터
벗어나있다는 안도감을 얻는다.
하지만 더이상 그 두려움은
합리적이지 않다.
우리가 그 공포 때문에
우리자신의 삶을 사는 대신
남의 눈치를 보고
사람들의 시선에 쩔쩔매는 꼭두각시 인형이 되는 건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을 위해
우리의 심장을 내어주는 꼴이다.
혼자여도 죽지 않는다
이미 세상은 더이상
소속된 집단이나 무리가 없이 혼자 지낸다고 해서
도저히 생존할 수 없는 그런 환경이 아니다.
몸이 건강하면
당장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혼자가 되는 걸 두려워할 이유는
더이상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이 그리 두려워
주인이 아닌 노예가 되길
자처하는 삶을 살고 있는걸까.
인간은 그저
내 몸과 마음에 각인된 진화적 본능에
휘둘리고 있을 뿐이다.
이걸 노골적으로 이용하려는 집단에게
세뇌당했을 뿐이고,
통제가능한 구성원을 길러내려는 학교에게
속았을 뿐이다.
일론머스크가 한 인터뷰에서 한 말처럼,
학교는 그저
누가 더 성가신 지시들을 잘 참아내고 순종하는지를
가려내는 곳일 뿐이다.
우리는 더이상
진화의 결과물 중 하나일 뿐인 미련한 공포에
끌려다니며 살 이유가 없다.
굶어죽기 딱 좋은 환경에서 진화해온 인간이
아직까지도 단 걸 먹으며 쾌감을 느끼고
잉여에너지를 지방으로 축적하는 것처럼,
혼자 남겨지는 걸 상상만 해도 두렵고
머리가 새하얘지는 건
더이상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맞지 않는
느릿느릿한 진화의 함정일 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남들의 요구와 지시 대신에
당신의 삶과 당신 내면의 소리를 따라 살았을 때
당신이 처하게 될 곤경이라고는,
당신 인생에 전혀 관심도 없고
당신을 알지도 못하며
당신 삶에 하등 가치도 없는
멍청한 자들의 삐죽거림밖에 없다.
그게 두려워
평생을 남들의 노예로 전락해서 살 순 없지 않나.
우리의 소신을 지키고
원하는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혼자가 된다고 해도,
우리의 진화적 각인이 우리에게 경고하는 것처럼,
사회와 세상이 우리를 겁박하는 것처럼,
죽지 않는다.
걱정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