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여라

통제영역 밖에 있는 문제는 방도가 없다

고독은
처음부터 우리와 함께 태어나,
삶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 한다.
우리가
우리의 통제영역 하에 두고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 고독에 대해서 가질 마음가짐은
단 하나다.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
받아들여라.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다.

인간이 자주 하는 실수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며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첫번째 글에서 말했듯이
온갖 관계를 만들며
그 관계의 대상을 내 고독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그런 게 아니라고 자신을 설득하겠지만,
인간은 애초부터
자신의 치부와 더러운 모습을
스스로에게조차 숨기는 일에
매우 능하다.

결국 상대방은
‘이 관계가 어쩌면 나를 사랑해서 아닐 수도 있겠구나’
라는 느낌을 어느 순간 가지게 된다.
이는 오랜 고민과 망설임을 거쳐,
결국에는
실망과 배신, 분노와 냉대로 이어진다.
그럼 인간은
그 관계에서 배신당했다며
자신이 저지른 짓은 알지도 못한 채
다시 또다른 관계를 찾아헤맨다.
하지만 그건 부질없는 짓이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하는 일의 대가

내 고독을 달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누리기 위해
기적같은 진정한 관계를 지향하는 건
매우 가치있는 일이다.

그런데 고독은 종종,
애초에 그런 기적이 일어날 여지 자체를 없애버린다.
왜냐하면 인간이
고독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자꾸 도구적인 관계를 맺고 다니기 때문이다.
나의 외로움과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이런 저런 관계를 맺고
그 관계의 상대방을 도구로 이용하려는 행동은,
도덕적으로 나쁘고 미성숙한 문제라서가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일어날수도 있는
가장 가치있는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을 없애버리는 짓이라서
결코 그런 행동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 사실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니 외롭고 고독하다고
이런 저런 무리나 집단에 기웃거리거나,
그리 기쁘고 즐겁지도 않은 관계유지를 위해
시간과 체력을 쓰지 마라.
그건 단순히 시간낭비 체력낭비가 아니라,
진짜 소중한 가능성을 말살시키는 희대의 삽질이다.
그냥 혼자 고독과 어울리는 게
백배는 낫다.

거기에 더해,
사실 우리가 원하는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