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시대의 불일치
우리의 몸은
원시시대에 머물러있다.
먹을 것을 못구하면 죽기 때문에
가급적 에너지를 비축하고,
맹수를 만나면
살아남을 확률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심장이 피를 온몸끝까지 미리 펌프질을 해대야 하는
수십만년 전 그 때랑
여전히 똑같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더이상
맹수에게 위협받을 일도,
먹이를 구하지 못해 기아에 허덕이다가 굶어죽게 될 일도
없다.
오히려 먹을 게 넘쳐나고,
하루에 운동을 10분도 하지 않아서
온갖 병에 걸리는 시대다.
움직이면 안 된다
닭을 식용으로 쓰기 위해 키우는 닭장이
언론에 공개되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움직이면 지방이 빠지니
가급적 아예 안 움직이게 몸통만한 통에 닭들을 각각 가둬두고,
성장촉진제와 항생제 같은 걸 계속 때려넣으면서
사료를 먹게 한다.
안 움직여서 온갖 균이나 진드기가 생기지만,
약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상관없다.
우리는
무엇이 다를까.
차라리 현장에서 몸을 쓰고 움직이는 직업은
이런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이 우월하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0.3평 남짓 되는 책상 앞에 앉아서
5년이고 10년이고 가만히 앉아서 한가지 업무를 맡고
오로지 그 일을 처리하는 데만
내 시간과 감정을 소진하는 게 허용된다.
가끔 눈치를 봐가며
탕비실에서 간식도 먹고 담배도 피지만,
이 역시 일하다가 도저히 머리가 안 돌아가고 졸려서
잠시 숨돌리는 시간일 뿐이다.
이게 겉으로 보기에만 다르지,
본질적으로 꼼짝없이 갇혀서
주인의 금전적 이득에 기여하기 위해 사료를 먹는 닭과
뭐가 다를까.
움직이지 않으면, 몸은 죽는다
두번째 글에서 말한 것처럼,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은
결국 급속한 노화와 신체적인 죽음으로 귀결된다.
단지 우리가 늘 만성피로에 절여져 있어
그렇게 느끼지 못할 뿐이다.
가만히 누워서 쉬는 게 건강의 지름길 같겠지만,
앞의 글에서 본 것처럼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심박출량, 폐활량, 근육량, 면역력, 모든 측면에서
서서히 퇴화해간다.
몸과 우리의 불일치
난 지금 안 아플만큼은 움직이고 있는데?
과연 아프지 않을만큼만
충분히 움직이고 운동하면 될까.
그렇지 않다.
우리의 몸이 바라는 것과
우리가 삶에서 얻고자 하는 것 사이에는
꽤나 큰 괴리가 존재한다.
몸은
당신이 그저 살아남길 바란다.
쾌활하고 선명한 컨디션과
밝고 에너지가 가득한 상태 같은 건
관심없다.
그래서 불필요한 움직임을 하는 걸
굳이 좋아하지 않고,
굳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안쓰는 근육은 언제든지 줄여서 절약할 준비를
상시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운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단순히 생명을 부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아
우리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우리자신을 조각해서
청량감으로 가득찬 삶을 누리길 원하는 자들이다.
그러려면
가장 영감과 직관력이 충만하고 상쾌한 기분,
선명한 의식상태를 뚜렷하게 유지하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은
운동이다.
운동을 꾸준히 해서
몸의 모든 신진대사가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게 일어나면,
우리는 오랜시간 한가지 일에 몰입해도 지치지 않고
가장 기민하고 예리한 직관력을 발휘하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