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신중히 골라야 한다.
아침에 일어난다.
알람에 습격당해 화들짝 놀라며 깨어났지만,
이내 다시 잠들고 싶은 욕구가 날 에워싼다.
그렇게 다시 잠들고 깨기를 몇번이나 했을까.
일어나서 어거지로 양치하러 들어가 폰을 본다.
카톡도 보고, 주식창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이게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하루의 시작이다.
절대 안 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라 말아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원칙은 있다.
그리고 그 원칙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할 필요는 있다.
사실,
하루 중 무얼 먼저 하는지는
생각보다 너무 중요해서
정말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무얼 먼저 하는지는, 잠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잠과 가까운 게 뭐 어쨌다고.
잠은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의 요체다.
잠은 위대한 수준의 회복을 이끄는 핵심이자,
하루의 중심이다.
이 말은 곧, 잠이 인간 삶의 중심이라는 걸 의미한다.
잠은 잠든 동안 인간을 회복시키고,
깨어있는 시간의 전체적인 질을 결정한다.
(X살법 Lv1과 Lv2의 핵심내용이 바로 이거다.)
그리고 이러한 놀라운 잠에 가까울수록,
인간은 훨씬 더 예리하고 깊고 고요한 상태에 머문다.
무엇을 하든 가장 진정성있게 할 수 있는 상태.
우리가 삶을 조각하는 데 중심이 될 시간.
그게 바로 잠에서 깬 후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다.
하루를 조각할 때는 세가지를 먼저 해야 한다.
자, 그러면 하루를 조각할 때 우리는
무얼 먼저 해야 하는가.
지금부터 이야기할 세가지를 기준 삼아
그 기준에 맞는 일들을 먼저 하면 된다.
1. 창작하는 활동
우선 창작하는 활동을 하루 중 가장 먼저 하자.
인간은 하루종일, 즉 사는 내내
외부자극에 노출되어 산다.
그러다보니 무언가를 배우든, 그것에 대응하든,
아니면 그저 바라보든 늘 외부에 눈이 가있다.
하지만 창작은 외부로 향한 창을 닫고,
내 내면을 향해 나의 마음을 쏟아보는 시간이다.
창의성이란, 내 안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
예술성이란, 내면에 깃든 나만의 보석같은거니까.
창작은 외부의 것을 받아들이고 기억하고 학습하고 저장하는 일이 아니다.
내 안의 것을 세상밖으로 꺼내고 인출하는 일이다.
저장하는 일이 아니라, 인출하는 일을 해야 한다.
하루 중 가장 먼저.
인간은 잠들어있을 때 낮동안 받아들인 걸 저장할지 걸러내고,
장기기억과 연합시켜 재구성하는 일을 한다.
장기기억을 가장 잘 활성화시킬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잠든 시간이나 그 근처시간이다.
그러니 외부에 눈을 돌리는 활동은 뒤로 미루고,
가장 먼저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자.
저장하는 활동보다 인출하는 활동이
하루 중 먼저 실천되어야 한다.
2. 혼자하는 활동
혼자하는 일을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하는 일보다
먼저 해야 한다.
이 또한 하루를 조각할 때 꼭 지켜야할 원칙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내 외부로 향하는 에너지와 정신을
내면으로 향하게 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에 더해서,
인간은 타인과 함께일 때 자연스럽게 같이 움직이는 리듬과 속도에 따라가게 된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각자만의 페이스가 있다.
그 페이스를 유지할 때 인간은 가장 충분한 몰입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인간은 끊임없이 남에게 비춰질 나를 생각한다.
남을 의식한다는 의미다.
함께 하면, 이런 일에 지속적으로 에너지가 새어나간다.
그래서 깊은 몰입을 경험하는 건
필연적으로 혼자일 때가 된다.
내면의 예술성을 영감과 직관력을 이용해 발휘해내는 일은
주로 혼자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하루 중 좀 더 내 에너지가 충분히 충전되어있을 때,
우리는 더 깊은 몰입이 가능한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니 혼자하는 활동은 함께하는 활동보다 먼저다.
3.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
하루를 조각하면서 우리가 하는 활동들은,
해야 해서 하는 의무들도 포함하기 마련이다.
학생이 학교에 가고 직장인이 회사에 가는 건,
어쩔 수 없이 해야 해서 하는 의무일 뿐이다.
반면, 우리가 누가 시키지 않고 대가를 받지 않아도
시간만 나면 그저 좋아서 하는 일들이 있다.
삶에 의미있다 여겨져서 기꺼이 하는 일들이 있다.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을 하루 중 먼저 해야 한다.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들은 내 삶에 의미있는 일들이다.
만약 그 자발적인 활동들이 너무 자기파괴적이면 어떡하냐,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 글에선 그건 다루지 않는다.
충분한 고민과 레벨업을 거칠수록,
자발적으로 하는 모든 일들은 내 삶에 깊은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가장 직관이 날카롭고 영감이 넘칠 때
그러한 일들을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의무 상 해야 하는 일들은 미루자.
사실 이건,
일종의 시간영토전쟁 게릴라 전술의 방침이기도 하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갈텐데,
간단히만 설명하면
인간은 자신의 시간을 두고 타인들과 경쟁한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고,
나는 이걸 ‘시간영토전쟁’이라고 부른다.
이 전쟁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중요한 일을 우리의 에너지가 넘치는 시간에 두고
밀도있게 그 시간을 충실히 보낸다.
그리고 남을 위해 무언가를 의무적으로 하는 일들은
좀 더 우리가 덜 예리한 시간에 배치하는 방식을 취한다.
(X살법 Lv10에서 자세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직관이 날카로울 때
우리 자신에게 더 의미있는 걸 하자는 뜻이다.
학생이 학교 수업시간에 가장 충만한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건,
학교와 세상 입장에선 흐뭇한 일이지만
그 학생에겐 전혀 흐뭇할 일이 아니다.
인간은 철저하게 자신이 스스로 자율적으로 선택한 일을
가장 에너지 넘치고 생기넘치는 시간에 해야 한다.
그러니 자발적인 활동을 하루 중 가장 먼저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