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겨지고 나서야, 삶이 시작된다

학교를 관두는 일

우리가 이름을 아는 사람들,
지금 현 시대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 공통점 중에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대학중퇴’다.
스티브 잡스는 대학교를 중퇴했고,
델 컴퓨터로 유명한 마이클 델은
의대를 중퇴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 중퇴,
빌게이츠도 하버드 중퇴,
조르지오 아르마니 의대 중퇴,
심지어 그 바른생활 사나이 같은 유재석도
서울예대 중퇴,
뭐 사실 조금만 검색해보면
이런 사람들은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 힘들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중퇴해야 크게 성공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사실,
이건 단순히 농담거리로 치부하고 말 사안이 아니다.

중퇴가 가지는 의미는 ‘거절’이다

중퇴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내가 보기에 중퇴는
성공한 사람들의 엄청나게 큰 용기와 안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다.
이건 우리가
혼자 무리에서 튕겨나와
소외되는 일에 가지는 두려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학교를 중퇴한다는 건,
내가 내 인생을 위해 해야할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
학교 커리큘럼을 따르는 데 드는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대단히 대담하고 용기있는 행동이다.
그런데
이 용기있는 행동의 이면에는,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중퇴는,
주위 사람들과 내가 속한 문화,
사회에서 내게 보내는 기대와 요구를
정면으로 거절한다는 걸 의미한다.
사회에서 짜놓은 보편적인,
하지만 크게 나에게 해가 되지도 않을 루트를
굳이 걷어차버릴 정도의 소신과 신념을 가지는 건
단언컨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보편적 루트’를 지켜내고 유지시키는 건
비단 큰 규모의 국가, 사회만이 아니다.
당장 우리가 얼굴을 맞대고 지내는
친구, 동료, 가족들도 그에 포함된다.
다시 말해,
그 일반적인 삶의 궤도를 끊어버리려면,
내 주위의 기대와 압박,
나아가 비난과 적대, 손가락질을
기꺼이 감내하고 이겨내야 한다.
철저하게
모든 사람들에게 소외당해야 하고
외톨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자기자신과 삶을 원하는 모습으로 조각해
세상에 구현해낸 거의 모든 인물들은
상당기간 동안 주위의 기대를 저버린 채
비웃음과 동정, 냉소 등을 견뎌가며
가시적인 결과없이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구간을 거친다.

‘거절’에 대한 주위의 반응

이러한 것들,
즉 학교를 중퇴하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 비웃든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일들은
앞서 말했듯이 사실상 ‘거절’이다.
주위 사람들, 사회와 관습이 요구하는 역할과 기대에
‘거절’을 시전하는 일이다.
그러면 그 때부터 난리가 난다.
온갖 조언과 걱정,
비난,
조소와 멸시,
설득과 타이름이
미친듯이 일어난다.

그런데,
자신의 삶에서
무언가를 조각해내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럼 이제,
우리 차례다.

사람들의 기대와 요구를 거절할 용기를 내고,
남이 짜놓은 판에서
남이 짜놓은 규칙대로 움직이고 행동하는 걸
단호하게 거부하는 일은,
우리가 비로소
진짜 우리자신만의 길을 걷기 시작할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는 걸
상징한다.

끝도 없는 눈치보기와
남들이 날 어떻게 바라볼까 걱정하고 전전긍긍하는 삶을
벗어던져버리고,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위장해야할
말과 행동과 표정을 내려놓고,
진정으로 우리의 내면에 깃든
고유한 잠재력과 예술성을 따라 걷는
최고의 삶을 시작하는 용기를
이제 내야 한다.
그 용기를 내고
기꺼이 소외되어
혼자 나의 길을 걷는 결정을
당당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의 진짜 삶을 시작하는
출발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