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3단계

창작활동의 3단계

이건 다분히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 영상제작, 작곡 따위를
좀 더 내 호흡에 맞게 잘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즉 내가 그냥 적어두고 읽으려고 써놓은 글을
일부 공개하는 것임을 밝힌다.

창작활동은 여러 단계를 거치고,
생각보다 많은 프로세스가 요구되므로
정리가 좀 필요하다.

내가 창작하기 좋아하는 가장 대표적인 세가지.
글, 영상, 음악.
그렇다면 이 세가지 예술작품들은
어떤 프로세스로 만드는 게 나에게 적당한가.

창작활동은 총 3단계를 거치며 이루어진다.

1단계는 잉태,
2단계는 조각,
3단계는 공개.

1단계 : 잉태

잉태(孕胎)란 무엇인가.
원래 아이를 가지는 걸 잉태라고 한다.
다만, 내 아이와도 같은
내 안의 깊은 무언가를 가지는 것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잉태다.

가장 원천 그대로의 날 것,
내 타고난 예술성의 근원을
에너지형태 그대로 담아내는 걸 말한다.

‘조각’하기 전에 그 조각의 재료가 되는
원석을 만들어내는 걸 말한다.

그 원석은,
그 고유의 질감과 패턴,
경도,
색깔과 밝기,
모양,
분위기,
느낌,
그 원석만의 결을 가진다.

이 원석을 세상에 구현해내는 것.
이것이 바로 1단계, ‘잉태’다.

2단계 : 조각

말 그대로
원석에 깃든 천사, 신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망치로 내리치고 깎아내서
예술작품을 완성시켜내는 것을 말한다.
순수한 원석 상태인 예술성 그 자체를
하나의 최종적인 예술작품으로 조각해내는 것.
이것이 바로 2단계, ‘조각’이다.

3단계 : 공개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일이
물거품이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세상에 선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나의 작품을 세상에 드러내는 건,
상상 이상의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수많은 천재성과 예술성을 가진 자들은,
미처 우리가 알아채지 못한 사이에
이 단계에서 주저앉아버렸다.

설령 지금 당장, 내가 있는 이 시대에
내가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끝없이 보여주고
드러내고
당당하게 외치고
깃발을 꽂아 널리 알리는 것.
이것이 바로 3단계, ‘공개’다.

모든 창작활동은
이 3단계를 거쳐서 완성된다.
개인적인 경험 상으로는,
이렇게 내 호흡과 페이스에 맞는 과정을 정리해두면
여러 창작활동을 할 때 굉장히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