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불확실함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삶이라는 여정은,
기본적으로 불확실하다.
우리가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삶 전체에서 기껏해야 콩알만하고,
세상일 대부분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뜻대로 일어나는 일보다 그렇지 않은 일들이 많은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의 마음과 정신은 무너지기도 하고 다치기도 한다.
방탄갑옷을 두른 것처럼 사는 내내 기스 한 번 안 난다면 너무 좋겠다만,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는 인간은 지금까지 단 한명도 없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살아남아 최고의 삶을 조각해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상처나고 다친 마음을 다시 회복하는 힘을 가져야 한다.
극단적 감정과 과잉반응의 시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들을 누리는 시대인 동시에
그로 인해 오히려 가장 극단적인 정서와 정신적 혼돈을 경험하는 시대다.
시대를 걱정하는 건 아니다.
인류애를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과 나, 우리 말고는 사실 관심이 없다.
다만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당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어떻게든 눈치보게 만들고 순종하게 만들고
내뜻대로 움직이려 세뇌시키고 이용하려 하는 수많은 관계에서
우리의 정신은 쉽게 휩쓸리고 피폐해지고 상처받는 일을 반복한다.
정신적으로 속박당하고
끝도 없이 비위를 맞추고 손가락질 당할까 눈치를 보는 정신적 노예상태.
이게 인간이 물흘러가듯이 ‘무난하게’ 흘러가면 도착하는 함정이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덮을 때쯤이면
우리는 충분히 그 함정에서 벗어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설령 그걸 완벽하게 알게 된다고 해도,
그 사실이 삶에서 전혀 흔들리거나 상처받지 않을거라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UFC 챔피언이 된다 한들, 경기에서 한 대도 안 맞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하지만,
순간순간 생기는 마음의 상처나 부상들을 우리 스스로 회복시키는 법이 있다.
그건 바로,
충분히 자는 일이다.
마음을 회복시키는 연금술
꼭 무슨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마음이 지친다.
피곤하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하고,
좀 멈춰서서 쉬고 싶기도 하다.
이 지친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건,
바로 잠이다.
충분한 잠은,
당신의 심리적인 고통이나 정서적인 문제 등
정신적인 측면에서 나타나는 어려움들로부터
당신의 마음을 탁월하게 회복시킨다.
잠을 충분히 자면,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짜증이나 분노, 피로감, 무기력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의 빈도나 강도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감정기복이나 극단적인 정서반응 또한 적어진다.
우울감이나 불안장애 발병확률 등 심리장애 증상도 좋아진다.
이와 반대로 잠을 설치거나 부족하게 자면,
분노, 우울한 감정이나 자살 관련 사고가 증가하는 등
심리적 문제는 명백하게 악화된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자기 비하에 빠졌을 때,
모든 게 귀찮게 느껴질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여행? 술? 그 어떤 것보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뒤
깊은 잠을 자는 것이 가장 좋다.
그것도 평소보다 훨씬 많이.
그런 후 잠에서 깨어나면 한결 충만해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인간이 정신적으로 지치고 무기력해졌을 때
이 상태에서 정신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건,
바로 충분한 잠이다.
잔혹한 세상에서 우리가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삶을 충분히 쾌활하게 누리기 위해,
잠은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챙겨야할 정신회복의 원천이다.
중요한 결정은 잠을 자고 나서 내려라
2022년 기준 200조가 넘는 재산을 가진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이렇게 말했다.
‘8시간 수면이 나의 경쟁력을 만들어준다.
나는 잠자는 시간을 우선적으로 확보한다.’
실제로 그는 매일 10시에서 아침 6시까지 8시간을 잔다.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는 하루에 8시간 반을 자고,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렌버핏도 매일 8시간을 잔다.
이들은 모두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다.
한시간에 벌어들이는 돈도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이들은 그 값비싼 시간을 잠을 자는 데 충분히 쓴다.
그들은 알고 있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게,
자신의 몸값이 얼마든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시간이라는 것을.
그들은,
잠이 자신들의 정신을 가장 최고의 상태로 회복시켜준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프 베조스는 오후 5시 이전에 모든 중요한 결정을 끝내고,
만약 중요한 결정을 내릴 일이 남았는데 5시가 넘어가면 다음날로 미룬다.
이건 잠에서 깨어난 후 일정 시간 이상 멀어져버리면
결정을 내리길 거부한다는 걸 의미한다.
잠이 정신적인 회복에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잘 이해하고,
하루 일과를 잠을 통한 정신회복에 맞추어 짠다는 이야기다.
이제 우리도 하루하루를 조각할 때, 그렇게 해야 한다.
잠은 우리의 정신을 회복시키는 유일한 왕도이기 때문에,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일수록 기상시간에 가깝게 배치해야 한다.
즉, 가장 충분히 회복된 상태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에 몰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