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잠이 오지 않더라도,
우리는 규칙적으로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깨어있는 시간을 관장하는 근본적인 요소가
바로 잠이기 때문이다.
잠을 이틀만 설치면,
깨어있는 시간의 밀도와 가치는 말그대로 박살이 난다.
그런데.
잠이 안 올수도 있다.
분명 여지껏 사는 내내 잘만 잤는데,
언젠가부터 밤에 도통 잠이 오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이렇게 잠이 안 올때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잠이 오지 않는 두가지 이유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잠이 올 만큼 피곤하지 않아서.
다른 하나는, 과각성 상태라서.
첫번째 이유는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초저녁부터 잠을 늘어지게 자고 밤에 다시 자려고 하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휴일에 하루 종일 누워서 폰만 들여다보고 나면,
그날은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잘 만큼 피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억지로 잘 필요가 없다.
그럼 안 자고 깨어있는 그 시간에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할 일 하면 된다.
물론, 그 할 일에 폰보는 일이나 TV보는 일은 포함되지 않는다.
(자기 전에는 전자기기를 써선 안 된다.)
우리의 삶에 의미가 있는 일을 해라.
물론, 그 일이 무엇인지 고민이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걱정하지 마라.
이 책을 통해 렙업을 하다보면,
무엇이 내게 의미가 있는 활동인지는 점차 알게 될 것이다.
문제는 두번째 이유다.
‘과각성 상태’란,
말 그대로 우리의 심신이 과도하게 각성된 상태를 말한다.
일상에서 ‘날서있다’라고 묘사하는 상태.
이 상태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휴식모드로 전환이 되질 않는다.
그러니 휴식과 회복의 결정체인 잠이 올 리 없다.
과각성의 이유
자야할 시간에,
과각성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운동경기 중이거나,
시험을 치르는 중이거나,
누군가와 다투는 중도 아닌데 말이다.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
다른 하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
이걸 좀 더 일상적인 단어로 표현하면.
첫번째 이유는, 이미 지나버린 어제나 오늘에 대한 회한이다.
상처 받은 일이든,
분노가 치미는 일이든,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든.
두번째 이유는, 내일에 대한 거부감이다.
나아질거라 기대되지도 않고,
해도 안될 거 같고,
하기싫은 걸 또 억지로 견디며
하루가 얼른 지나가길 기다려야 한다는 지리멸렬함 같은 것들.
과각성을 해소하는 법
과각성을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방향은, 간단하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휴식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후회를 곱씹고 불안에 떠는 그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한다.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인간의 신체와 정신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활용한다.
사실 이건 이미 오래전부터,
공황발작이나 공포증을 치료할 때 활용되는 주된 메커니즘 중 하나다.
즉, 인간의 몸과 마음은 따로 놀 수가 없기 때문에,
신체를 이완시키면 정신도 함께 이완된다.
물론 과각성된 마음을 바로 고요하게 만들 수 있다면,
사실 그걸로 문제는 해결된다.
하지만 인간은 애시당초 그런 걸 못하는 존재다.
그게 그리 쉽게 되면
밤에 잠이 안 오는 인간적인 상황이 벌어질 리 없다.
아니, 애초에 이미 성불해서 속세에 있지도 않겠지.
아무튼 우리의 전략은 간명하다.
몸을 이완시켜 마음도 자연스럽게 이완되도록 만드는 전략.
우선 몸의 과각성 상태를 해소시킨다.
- 가벼운 운동을 적당히 열이 나고 땀이 날 정도로 해주고,
-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후
- 스포츠음료나 양갱 같은 가벼운 간식을 먹는다.
실천을 위한 추가설명을 덧붙이자면.
‘가벼운 운동’이라 함은,
운동을 하며 콧노래가 계속 흥얼거려질 정도를 의미한다.
심박수가 너무 올라가 심하게 쿵쾅거릴만큼은 하지 말란 이야기다.
‘가벼운 간식’이란,
소화가 금방 될 수 있는 마시는 형태나 그에 가까운 부드러운 형태,
그리고 위장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지방이나 단백질 함량이 거의 없고 탄수화물로만 구성된 간식을 말한다.
간식먹는 일까지 마쳤다면,
이제 마음의 과각성 상태를 해소시키기 위해 독서를 한다.
단, 독서는 종이책으로 하자.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결론을 내린 여러 연구가 이미 이루어졌다.)
차분한 마음으로 책을 읽다가 살짝 나른해지면,
잠자리에 누워 편안한 상태로 생각을 비우고 몸을 충분히 이완시킨다.
근데 보통 잠이 안 오는 입장에선,
이렇게 누워서 이완하려고 하면 다시 눈이 말똥해진다.
이를 위한 최고의 해법이 있다.
바로, 요가니드라를 하는 것이다.
요가니드라는 심신을 직접적으로 이완시키는 요가수련법이다.
실제 전쟁군인들이 극단적 상황에서도 잠을 잘 수 있게 고안된 수면법들을 보면,
요가니드라의 일부과정을 발췌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비슷하다.
고대 인도로부터 내려져온 이 요가수련은,
누워서 가이드를 가만히 듣기만 하면 되는 형식이라 부담이 없다.
만약 이렇게 다 했는데도 잠이 안 온다면?
다시 이 싸이클을 반복한다.
즉, 다시 운동하고 씻고 간식 먹고 책보다가 누워서 요가니드라를 따라한다.
최고의 수면환경을 만드는 세가지
잠이 오지 않게 만드는 여러가지 환경요소들이 있다.
환경조성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환경을 나에게 유익하도록 통제하는 일은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
우리가 통제할 요소는 세가지다.
첫째, 빛을 차단하자.
특히 전자기기는 잠들기 두시간 전부터는 침실밖으로 던져버려라.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인공적인 빛에서는 청색광이 잔뜩 나온다.
(자연광에도 청색광이 있지만, 이른 새벽에 가장 많다.)
청색광은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시키고 수면리듬을 교란시킨다.
암막커튼을 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고, 수면안대도 좋다.
전자시계 등 기기들의 불빛은 수건으로 덮어라.
둘째, 소리도 차단하자.
청각적 자극 또한 몸을 쉽게 각성시킨다.
가급적 자기 전에는 자극적인 음향이나 소리도 전부 차단해라.
귀마개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심부체온(Core Body Temperature)을 낮춰라.
심부체온이란
몸 속 깊은 곳의 온도, 내부장기들이 위치한 곳들의 온도를 말한다.
심부체온이 낮추면,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침실온도는 약간 추울 정도로 서늘하게 만들면 좋다.
자기 전에 온수샤워나 족욕, 가벼운 운동을 통해 피부혈관을 확장시켜주면
체열이 몸밖으로 나가게 되므로 이 또한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