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속도

나의 속도

페이스.
호흡.
리듬.
이렇게 생각해도 무방하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리듬이 존재한다.
나에게는 나만의,
당신에게는 당신만의
페이스와 속도가
존재한다.
각자는
각자에게 가장 편안한
호흡의 리듬이 있다.
그 페이스를 유지하는 일은
우리가 내면에서
예술성과 잠재력을 가장 마음껏 발휘하고
삶을 가장 청량감 넘치게 누리는 일의
토양이 된다.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템포를 유지하는 일,
이는 매우 중요하다.

나의 자연스러운 속도를 찾는 일

나의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속도, 리듬은
어느 정도의 템포인가.
그 척도가 되는 속도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시간의 왜곡이 일어날 때까지 했을 때
를 보면 알 수 있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거나 운동을 했을 때,
혹은 좋아하는 작가가 쓴 책을 읽었을 때,
나도 모르게
시간이 터무니없이 빠르게 흘러가버렸을 때
가 있을 것이다.
이 시간왜곡이 발생했을 때
나의 템포를 살펴보면 된다.
그 때의 내 속도가 바로
가장 자연스러운 나만의 페이스다.

그런데 각자가 가지는 페이스는
무언가에 몰입할 때 그 몰입대상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즉, 운동할 때와 음악을 들을 때의 페이스는
같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삶을 구성하는 각 활동들에 대한
나만의 리듬은
활동마다 별개로
각각 알아두는 것이 좋다.

늘 조급하다

인간은 늘
자신의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템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살아간다.
조급해하고, 초조해하며,
뭐에 쫓기듯이 말이다.

왜 그런걸까.
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페이스를 내팽개치고
더 빠르고 급하게 움직이는가.

그건 바로,
불안 때문이다.
인간은 불안하기 때문에,
늘 초조해하며 다급히 움직인다.

재촉당하던 기억

이 불안은
어디서 온 것인가.
그건 바로
과거에 늘
누군가로부터 채근당하고
얼른 하라고 질타받던
기억으로부터다.

우리가 무언가를 할 때,
우리만의 자연스러운 템포로
그 일을 마칠 때까지
충분히 시간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존재는
인생에서 거의 마주칠 일이 없다.

세상의 재촉, 압박과 무관하게
나만의 편안한 호흡을 유지하는 일은,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부딪힌다.
나름대로 애쓰고 노력했음에도,
타인이 요구한 속도와 시간제한에 맞추지 못하면
감사와 지지는커녕
비난과 손가락질만 돌아온다.

오랜 시간 축적되어온 이런 경험들은,
우리가 결코
우리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삶을 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잘못된 믿음

빨리 빨리 하는 것이
가장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착각은
의외로 사람들의 뇌리에
뿌리깊게 박혀있다.

중간에 실패하거나
시행착오로 인해 멈추거나
중단되지 않고,
그냥 스트레이트로 쭉
빠른 속도로 모든 과정을 뚫고 지나가는 것만이,
최상의 결과를 만드는
가장 완벽한 왕도라는 믿음.

이 잘못된 믿음은
우리가 삶을
내 페이스가 아닌
가급적 빠른 페이스로 채워나가도록
우리를 현혹한다.
하지만
가장 탁월한 최고의 작품을 조각해내기 위해
필요한 속도는
‘빠른 속도’가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편안한 ‘우리만의 속도’다.

장거리 달리기를 해보면
그게 무슨 이야기인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원하는 목적지까지 달리기 위해
필요한 첫번째는,
바로 나에게 맞는 페이스를 찾아
그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는것이다.
단거리 달리기처럼
지금 내 힘이 닿는대로 힘껏 내달려서는
10분도 채 못가서 멈춰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가장 탁월한 결말을 조각해내는 일은,
우리 각자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존재

누구나
자기자신을 믿지 못한다.
인간은 결코
자기자신을 믿지 못한다.
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느낌을
충분히 신뢰하지 못한다.
그러니
초조하고
다급해지고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살지 못하는 이유는,
조급한 마음과 불안함 때문에
나만의 속도를 잃어버리는 이유는,
바로 자기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졸갑증에 의해
인간은
자신만의 페이스를 잃어버린다.

하지만 내가 지금 걷는 이 길이,
내가 선택한 나만의 의미와 삶의 방향이,
지금 자신의 결정이
가지는 권위를 충분히 인정하고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이러한 믿음이 흔들릴 때,
인간은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버리고
남들은 어쩌고 있는지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나만의 호흡을 유지하라

스스로의 경험에 대한 확신은,
우리를 마음놓게 한다.

누군가의 허락도 구하지 말고,
누군가의 간섭을 허락하지도 말고,
더이상 불안해하지도 말고,

그저 내가 느끼고 체험하는
경험과 확신으로
내 자연스러운 호흡과 속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일이
우리가 가져야할 세번째 마음가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