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주관적이다
1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1시간인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세상 모든 것들이 주관적으로 경험되듯이,
시간 또한 주관적이다.
어떤 시간은
놀랍도록 빠르게 흐르고,
어떤 시간은
멎어버린 것처럼 느리게 흐른다.
시간의 주관성은
마치 기분탓인 것처럼 치부되기도 하지만,
아주 명백한 차이를 증거로 내놓기도 한다.
아주 오래전 EBS에서 방영한
한 다큐멘터리 내용이다.
어떤 사람에게
깜빡이며 점등되는 전자시계를 보여준다.
이 깜빡이는 속도를 높이다 보면,
어느 지점부터 그 사람은 전혀 시각을 읽지 못한다.
너무 빠르게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눈이 읽어내지 못하는거다.
하지만 그 사람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자,
그 사람은 추락하는 그 몇초 사이에
안 보이던 시각을 읽어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낄만큼 긴급한 상황이 되자,
그 사람에게 시각을 읽어낼 수 없을만큼 짧던
찰나의 시간이
시각을 읽어내고도 남을만큼
충분히 긴 시간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분명 똑같은 시간일텐데 말이다.
절대적인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우리의 상태에 따라서 안보이던 게 보일 만큼
크게 달라지는 주관적인 녀석이다.
시간왜곡
시간이 말도 안 되게
빨리 흘러가버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게임을 하다보니
아침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밤이 되어버린 경험을 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훌쩍 반나절이 지나가버린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시간이 왜곡되는 경험,
특히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휙
흘러가버리는 경험.
이 경험을
우리는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 시간왜곡을 일으킨 순간이
바로 당신이 진정한 당신으로 존재했던
순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예술성과 잠재력이
깃든 순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왜곡되었다는 건
당신이 적어도 그 휘어져버린 시간 동안
그 일에 충실히 몰입했다는 증거다.
인간은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 일이면,
시간왜곡을 경험하지 못한다.
그 놀라운 순간,
어쩌면 가장 당신다운 모습으로
내면의 진정한 당신을 끄집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일
시간이 왜곡이 얼마나 되었는지,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면
좀 더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그건 바로,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을 찾는거다.
극도로 금욕적인 성직자 수준의 생활을
고집하지 않는 이상,
인간은 필연적으로
시간왜곡이 일어날만큼
즐겁고 몰입할만한 일에
자연스레 시간을 많이 쓰게 되어있다.
물론 여기서 ‘시간’이란,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며 보낼 수 있는
‘자유시간’을 의미한다.
(우리가 Lv10에서 다뤘던 ‘우리 소유의 시간영토’를 말한다.)
혹자는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일이
곧 그 사람 자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
자유시간에 당신의 의지로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일을
한 번 떠올려보라.
그 속에 분명
당신이
가장 당신다운 최고의 모습을 발견하는 데
힌트가 될만한 것들이 숨어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