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삶을 위해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꾸준히 해야할 때
이런 말을 한다.
‘시간이 없다.’
그러면 소위 ‘위대한 멘토’들은
둘 중 하나를 말한다.
‘괜찮아,
넌 이미 힘들고 지친 일상을 잘 보내고 있어.
거기에 더 이악물고 그럴 필요없어.
넌 지금 그 자체로 소중한걸.’
혹은,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허비하는 시간을 잘 활용하면
이 우주를 바꿀수도 있습니다.’
… 둘 다 틀렸다.
위의 문단에서 맞는 말은 단 하나다.
시간이 없다는 말.
진짜로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지옥같은 세상에서 살아남아
최고의 나를 조각해서 원하는 삶을 누리려면,
진짜 나다운 나를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발견한 그 모습을 늘 곁에 두고
모든 타고난 예술성과 잠재력을 발휘해
그걸 조각하는 일에 몰입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쓸 시간도,
그 모습을 조각하는 데 몰입할 시간도 없다.
우리 손에는,
그럴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시간영토와 그 영토의 주인
시간영토란,
삶을 구성하는 시간의 영역을 의미한다.
시간영토의 주인은,
일부 영토에 대해서는 우리자신이고
일부에 대해서는 타인이다.
우리가 소유한 시간영토란,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걸 하며 보낼 수 있는 시간’
을 말한다.
삶의 시간영토 중
우리가 소유한 시간영토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우리는
원하는 모습으로 완전히 새롭게
우리자신을 조각할 수도 있고,
그런 희망은 그저 망상으로,
한여름밤의 꿈으로 끝나버릴수도 있다.
우리의 24시간은 사실 우리 것이 아니다
인간은,
단지 오늘 하루만을 살 수 있는 존재다.
어제는 어제의 오늘이었고,
내일은 내일의 오늘일테니,
이 말은
틀림이 없다.
인간의 삶은,
수만번의 오늘 하루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하나의 형상과도 같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것은
‘오늘 하루’이므로,
우리가 잘 조각해야 하는 유일한 것 또한
단지 ‘오늘 하루’가 전부다.
그렇다면 오늘 하루, 즉 24시간은
내게 주어진 것이니 내 것인가.
… 그렇지 않다.
안타깝게도 그렇지가 않다.
혹자는
누구에게나 24시간은 평등하게 주어졌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개소리다.
사람들은 타고난 운에 따라,
제각기 다른 시간을 부여받고 산다.
가령, 누구는
10살 때부터 부모없이 동생들을 건사하기 위해
매일 새벽 신문배달을 하며 살아야 하고,
누구는
평생 일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단 1시간도
남에게 시간을 팔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산다.
즉,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우리의 24시간 중
자유롭게 원하는 걸 하며 보낼 수 있는 시간의 양이
각기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이쯤되면 짐작하겠지만,
우리가 주어진 24시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이다.
시간영토의 지형을 파악하는 법
우리가 전쟁을 치르는 장수이자
군대를 이끄는 전략가라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우리가 전투를 치르게 될 전장의 지형지물을 파악하고
지세를 가늠하는 일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우리의 삶에서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영토가 주어져 있나,
진정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우리의 ‘시간영토’는
얼마정도 되고,
전체적으로 시간영토가
어떤 지형으로 펼쳐져 있나,
이런 것들을 살펴보는 건
매우 중요하다.
지옥같은 세상에서 살아남아
원하는 삶을 조각해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다.
삶 전체를 놓고
시간영토의 지형지세를 살펴보자.
2023년 기준 평균수명이
대략 80세라고 하니,
내 나이에 맞게
남은 해를 열두달로 나누고
이를 다시 시간단위로 환산하면
우리에게 얼마나 시간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위로도
간단히 계산해볼 수 있다.
대부분은
7일 중 5일을 일한다.
일주일 기준으로
약 70%의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셈이다.
이는
앞으로 살아갈 10년 중 7년을 남에게 팔고
3년을 자유롭게 누린다는 걸 의미한다.
만약 내가 40살이라서
앞으로 40년을 더 산다고 치면,
12년은 자유로운 시간인 ‘시간영토’가 되는 것이고,
28년은 돈을 위해 판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이는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얘기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항상 오늘만을 살고,
‘내일’을 실제로 살아볼 일은 없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시간의 지형지세를 가늠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간영토의 두 부류
시간영토는
앞서 말한대로 크게 두가지로 구분된다.
우리가 소유하는 시간영토와
타인에게 점령당한 시간영토.
전자는 ‘자유로운 시간’,
후자는 ‘자유롭지 못한 시간’이다.
자유롭지 못한 시간(점령당한 시간영토)은
다시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 계약을 통해 타인에게 팔아넘긴 시간,
- 생물학적 생존을 위해 정해진 걸 해야 하는 시간,
(ex. 자는 시간, 밥먹는 시간, 씻는 시간) - 정신적 자유를 구속당해 원하는대로 누리지 못하는 시간.
(ex.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고통받는 시간)
이 세가지 중 첫번째 유형의 시간이
바로 우리가 지금 Lv1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시간이다.
돈을 벌어야 해서
나의 신체적 자유를
타인에게 양도한 시간.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우리가 원하는 곳이 아닌
사장님이 원하는 곳에 앉아,
우리가 원하는 일이 아닌
사장님이 원하는 일을 하는 시간.
시간영토전쟁을 시작하라
우리가 해야할 일은
시간영토를 수복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팔아넘긴
우리의 신체적 자유를
되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빼앗겼던 시간영토들을
모두 되찾아 와야 한다.
그래야
진짜 나다운 내자신을 발견하는 일에,
그렇게 발견한 최고의 나를 조각해내는 일에,
충분한 시간을 쏟을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지금 당장에라도
일상 속에서 아주 조금씩
시간영토를 수복하는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
작은 국지전들에서
소소한 승리들을 얻어낼 수 있다.
우리가 미처
우리의 시간영토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실은 타인에게도 점령당하지 않았던 시간영토가
곳곳에 버려져 있다.
그리고 타인이 점령한 영토,
설령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팔아넘긴 영토라 한들
그들이 알지 못하게
우리의 시간영토처럼 쓸 수 있는 영토들이
많이 있다.
비양심적인 것 아니냐고?
전쟁에
양심이 어디있단 말인가.
적들은 어떻게든
우리의 심장과 머리에
칼을 깊숙이 찔러넣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양심 타령을 하는 건
바보들이나 할법한 짓이다.
가령, 직장을 생각해본다면
그 어떤 조직과 집단도
개인을 부속품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결정적인 순간일수록
양심과 도덕 대신
나의 이득과 실리를 선택한다.
그러니 우리도 당장,
마음속으로 전쟁을 선포하고
지옥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투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잊지 마라.
이 시간영토 개념은
오로지 당신의 24시간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우리는
남의 시간영토를 빼앗는 전쟁을 치르는 게 아니라,
우리가 태어나면서 얻은
우리의 24시간을 빼앗아 이용하는 타인들과
시간영토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 삶이라는 게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