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
본의 아니게 태어나고 보니, 요구사항이 너무 많다…. 후..
태어나서 한동안은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곤 못 살아남는데,
살기 위해 내가 의존해야만 했던 그들도 내게 요구사항이 많다.
(만약 당신이 요구사항이 없는 보호자 밑에서 자랐다면,
그건 다이아 수저도 아니고 그냥 은하계 수저다.)
친구들, 학교 선생님, 친척들, 사회적 관습, 문화 등등 열 겹 스무 겹으로 겹쳐서 요구사항이 점점 더 많아진다.
나이 좀 들어서 정신 차려 보면, 진짜 요구하는 게 X나 많다.
요구사항을 내게 강요하는 인간들이, 하나같이 다 이렇게 말한다.
‘널 위해서야.’
요구사항을 하도 들이대길래 그들은 ‘요구하는 자’, 나는 ‘요구받는 자’ 뭐 이런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들도 다 ‘요구받는 자’였다 ㅋㅋ
(즉, 가해자-피해자 구도인가 싶었는데 죄다 피해자 밭이었다는 말이다.)
정신없이 요구사항 들어주며 살다 보면,
나중엔 남이 원하는 것만 들어주는 기계인형처럼 돼버려서
내가 뭘 해야 행복한지조차 모르는 지경에 이른다.
내 주위 사람에 대한 요구사항도 나에 대한 것일 때가 많아서,
내가 요구사항을 거절하고 내가 원하는 걸 하려고 하면
내 주위 사람들도 덩달아 ‘요구사항을 안 들어주는 나쁜 사람’이 되어버린다 ㅋㅋ
요구사항을 계속 안 들어주면,
내 세상에 존재하는 압도적인 절대다수가 나를 다구리 놓기 시작한다 ㅋㅋ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며 사는 사람일수록 대개는 사회에서 인정받는 ‘좋은’ 사람인데,
이 ‘좋은 사람’들한테조차 미움과 원망을 받는다 ㅋㅋ
(원래 요구사항 다 들어주며 사는 ‘좋은’ 사람일수록
그렇게 살지 않는 ‘나쁜’ 사람을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는 시간을 팔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가장 냉혹한 부분은 싹 다 빼놓고 이야기해본 것들이다… ㅋㅋ
추신
정리하면, 애당초 인간은 ‘자유’를 상당히 구속당한 채 태어난다.
자유라는 것은,
‘남이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남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면,
그건 단지 노예일 뿐이다.
그런데 내 의지와 전혀 무관하게 태어나고 보니,
모든 인간들이 우리가 노예이길 바란다.
그러니 ‘지옥같은 세상’이라고 말할 수밖에.
물론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렇게 살다 가지 않도록 렙업을 시작할 것이다.
앞으로 당신은 원하는 모습으로 삶을 조각해 나갈 테니 걱정할 필요 없다.
다만, 인간에게 주어진 ‘세상’이라는 게 애초에 좀 거시기하다는 걸 말하는 것뿐이다.
그러니 당신이 ‘아.. 인생 지옥같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건,
사실 자연스러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