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은근히 날 무시하거나 성가시게 할 때

누군가가 우릴 성가시게 할 때가 있다.
온갖 이상한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은근히 우리를 깔아뭉개거나 하는 일들이, 살다보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하는가.
아주 간단하게 세가지 정도로 정리해서 이야기해보자.

1. 그건 그의 자유다. 내비둬라.

이게 무슨 해결책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게 첫번째 대책이다.
그가 당신을 아니꼽게 볼지 말지는, 사실 그의 자유다.
‘아니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저러지?’
라는 건 사실 우리의 생각에 불과한 것이다.
잘못하는거라고 느끼는 중일것이다 아마 상대방은.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잘못했다는 말은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은, ‘저 XX 왜 이유도 없이 XX이야?’라는 생각을 하는 건 우리의 자유이고.
우리를 아니꼽게 생각하고 눈흘기며 쳐다보는 건 사실 그의 자유라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당신이 잘못했을수도 있다는 류의 말을 하려는 게 전혀 아니다.
원래 잘못인지 아닌지는 그 누구도 단 하나의 진실을 제시하긴 어렵다.
오후6시반에 집에서 치는 피아노 소리는 피아노 치는 사람에겐 이 정도는 양해해줄 수 있는 취미생활이고, 옆집 할머니에겐 한마디하기엔 좀 이른 시간이지만 개념밥말아쳐먹은 망나니의 잘못된 행동이다.
그리고 아랫집 혼자 사는 덩치큰 고등학생에겐 언제 한 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일부러 시비걸어서라도 반쯤 죽여놔버리고 싶은 X같은 선전포고일지도 모른다.

잘못인지 아닌지는 상대적인 거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사람이 누군가의 어떤 점을 보고 잘못이라고 말할 때 그 판단은 본질적으로 다분히 편향적이다.
누구나 그렇다.
인간이라는 게 다 그렇다.

그러니 쟤는 저런 판단을 하다니 ‘틀렸어’!라고 열내지 말고 그냥 내비둬라.
각자는 각자의 자유가 있는 법이다.

2. 같이 XX해라.

같이 XX하는 건,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선택지다.
하지만 애초에 선택지는 이 두가지다.
내비두는거, 혹은 같이 XX하는 거.
같이 XX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대개 두가지다.
상대방이 나보다 더 강하고 잔인할까봐 두려운 것 하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결국에는 ‘문제아’로 볼까봐 하나.
이렇게 두가지 이유 때문에 우리는 같이 XX하는 걸 두려워한다.
하지만 사실 자꾸 성가시게 구는 놈들은 XX 안할수록 더욱 하이에나처럼 길길이 날뛴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가만히 있으면, 더 잔혹한 군주처럼 구는 게 인간의 특성이다.

3. 할 일 해라.

사실 나는 이게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데, 성가시게 굴더라도 그냥 길가던 똥개가 짖는건가, 하는 마음으로 우리 자신의 삶을 사는 게 제일 베스트다.
인간 중에는 자신의 시기와 질투, 공격성과 더러운 탐욕으로 누군가를 비난하고 물어뜯어야만, 적과 함께 투닥거려야만 그나마 삶이 채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극단적으로 공허한 자들이 상당히 많다.

근데 여기에 참가해 같이 플레이어로 굳이 역할놀이를 해줄 이유는 사실 없다.
그냥 이상한 사람이 술에 잔뜩 취해 늦은밤 길거리에서 날 툭 건드리면, 그저 가만히 내비두고 쳐다보거나 열받아서 패버리거나 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냥 갈 길 가는 게 제일 좋다.

문제는 사실 그런 하이에나들이라기보다는, 내 ‘갈 길’이 없는 공허한 우리 각자의 삶이 더 큰 문제다.
자기 삶을 살기 바쁜 사람들은, 수십만명이 재잘거린다고 한들 사실 신경쓸 여유가 없다.
(물론 대중의 평가와 호감이 생명줄인 연예인들은 조금 예외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을 살기에도 바쁜데, 맞는말을 하는 것도 아닌 세상 별의별 온갖 사람들이 지나가며 시비건 걸 언제 다 들어주고 상대해주고 있겠는가.

자, 정리해보면.
가령, 회사에서 똥꼬를 열심히 핥는 회사가 인생 전부인 동료가,
아부라고는 못하는 당신을 자꾸 뒤에서 씹고 은근히 무시하는 말을 하고 그러면 어떻게 하라고?
오늘 당신이 할 일을 해라 ㅋㅋ
오늘 당장 당신의 삶에 의미있는 할 일이 없으니, 그게 자꾸 크고 중요하게 마음에 들어오는거다.

그건 그냥 도망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도망이나 회피와 내가 더 중요한 일에 삶을 써야해서 신경쓸 겨를이 없는 건 다르다.
스님들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고안해낸 ‘명상’을 왜 호흡부터 하는지 아는가.
호흡에 집중 안 하고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온갖 번뇌가 올라와서 감당이 안 되거든.
그 마음챙김과 명상의 대가인 스님들도, 당장 본인이 할 게 없으면 휘청거린다는 말이다 ㅋㅋ
원래 사람이 해탈하기 전까진, 몰입할 게 있어야 다른 무가치한 잡념들이 가라앉고 그러는거다.
그러니 이게 도망 아닌가, 이러면서 민망해하덜 말고, 그냥 내 갈 길 가면 된다.

하루하루를 완벽하게 조각해라.
좀비들 신경쓰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