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평온함의 배치
운동은
신체의 호흡, 심박, 근육의 활성도 등
모든 신체순환의 정도를
급격히 끌어올린다.
이는 앞서 말한대로,
운동을 위한 신체활동에 모든 주의를 집중시켜
다른 번잡한 마음이나
감정의 찌꺼기들을 해소시키고
가라앉히는 마음정화 역할을
확실히 해낸다.
문제는
운동은 기본적으로 그 자체로서는
평온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운동은
아주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걷기 정도를 제외한다면,
격렬함,
에너지의 폭발과 발산,
빠르고 민첩한 반응,
활기넘침 같은 것들을
근본적인 성질로 가진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대부분 스트레스나 좌절감,
분노,
우울,
불안함 등
부정적인 것들에 의해
격렬해지고
요동치고
에너지가 발산된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기본적인 방향성은
좀 더 차분하고
평온하고
고요해지는 쪽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가는 것이 된다.
그래서 운동은
분명 그 메커니즘 상으로는
명상과 동일한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본질적인 성질의 측면에서는
마음을 고요하게 가져가는 것과
반대의 성격을 가지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정화하는 데 가장 적합한 운동
하지만 운동 중에서도
우리가 마음을 평온하게 다스리고 정갈하게 유지하는 데
매우 적합한 운동이 있다.
운동 중 거의 유일하게
에너지를 외부로 발산하지 않고
내부로 수렴시키는 운동.
외부의 목표를 향해 폭발시키는 대신
평정심과 고도의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호흡의 ‘결’과 리듬을 가다듬는 운동.
아주 노골적으로
고요함과 이완을 추구하는 운동.
그건 바로 ‘요가’다.
요가의 핵심은,
몸과 함께 마음을 수련하여
평온함과 지금 이 순간 깨어있는 경지에
다다르는 것에 있다.
요가는 기본적으로
정신이 가장 정갈한 상태까지 고양되는 것을
아주 직접적으로 목표하는 정신이
깃들어있는 운동이다.
호흡법을 살펴보면,
요가는 운동하는 내내 호흡을 중시하는데
그 호흡법이라는 것이
내 온몸의 감각과 내 안의 흐름을 느끼고 통제하는 데
목적을 둔다.
대개 운동할 때 호흡이란,
좀 더 멀리 빠르게 오래 달리고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숨을 마시고 내쉬는 개념인데,
요가는
이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지닌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고,
특히 호흡은
우리의 마음상태와 그 중에서도
특히 긴밀하게 연결된 요소다.
감정이 격해지면 호흡이 가빠지고
심하면 과호흡도 온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공포증 환자가
패닉을 유발하는 공포대상에 노출되면서
최대한 이완된 호흡을 유지하는 방식의 공포증 치료법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정받은 치료방식이다.
이 방식이 작동하는 이유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매우 유기적이기 때문에
호흡을 이완시킨 상태에서
계속 마음이 발작을 일으키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가는
운동이면서
호흡을 가라앉히고 정갈하게
그 리듬이나 정도가 유지될 수 있게 한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평정을 유지한다.
그래서 요가는
신체감각과 내 몸에 정신을 집중해서
다른 잡념을 가라앉히는
운동의 명상적 효과를 그대로 가지면서도.
유일하게
운동의 근본적 특성인 격렬함 대신
평정심과 평온함을 동시에 가지는
놀라운 운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가만큼 우리의 마음을 탁월하게
정화시켜주고 다스릴 수 있게 해주는 운동은
내 생각에는 없다.
잠들기 전에 운동을 하면,
잡생각이 사라지면서 몸이 각성되어
그 격렬함에 잠이 달아나지만.
요가는
유일하게 잠들기 직전에도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이런 특성은,
요가가 그저 운동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요가가 지향하는 그 고유한 특성이
정신적 평온함과 의식의 고요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으로서
우리는 요가를 조금씩은 익힐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