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모든 걸 흡수한다

먹는 게 아니어도 상관없다.

우리는 이제
우리가 먹는 것들이 우리의 세포를 구성하고
몸과 마음의 컨디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안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음식으로부터 영양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인 동시에
우리가 먹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먹는 음식만 흡수할까?
인간의 흡수능력은
단순히 음식섭취에 국한될까.

인간은
햇빛, 정확히는 자외선을 피부로 흡수해 비타민D를 생성해낸다.
공기, 정확히는 산소를 들이마셔서 폐를 통해 혈액으로 전달하고,
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사용한다.

꼭 먹는 것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흡수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흡수한다.
그리고 그 ‘흡수할 수 있는 것’의 범위는
거의 한정이 없다.

두 가지 착각

우리는 대개 두가지 착각을 하고 있다.
그 두가지 착각이란,
방금 이야기한 ‘먹는 것만 흡수한다’는 착각과
‘이로운 것만 흡수한다’는 착각이다.
이 오해는 대개
인간이 무언가를 흡수한다는 말이
음식물을 소화하는 일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일어난다.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오해들은 완전히 틀렸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음식 안에 있는 천연독소나 온갖 인공독소들까지
죄다 흡수해서 몸에 저장하는 바람에
온갖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린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욕실 및 주방용품에 함유된 화학물질,
대기오염물질이나 수질오염에 따른 중금속물질,
각종 화학물질 등 온갖 독소들도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모조리 흡수한다.

이 왕성하게 모든 걸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듯한
우리의 흡수능력은
분명 우리가 필요한 많은 것들을 빨아들여서
생존하고 진화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이 능력은 점차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이 되어가고 있다.
점점 환경이 오염되고
인공적인 독소와 화학물질이 늘어나면서,
원인모를 통증과 이상증세, 중독, 질병에 시달리는 일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간이 이렇게
먹는 게 아닌 것도
호흡기로든 피부로든 뭐로든 깡그리 흡수하고,
자신에게 이로운 게 아닌 것조차
일단 흡수해버리는 존재라는 걸 감안하면.

우리가 아프거나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무거나 흡수해도 괜찮을만큼 환경이 깨끗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스스로의 무식한 흡수능력을 통제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