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만이, 우리를 우리자신과 만나게 한다
인간은 늘
외로움으로부터 도망친다.
그건 진화적 본능이기도 하고,
고통으로부터 달아나려는
자연스러운 몸부림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독으로부터 끝없이 도망다녀서는,
진짜 자기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선택하고 있고 무엇을 숭상하는지,
어떤 것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잃어버린 것인지,
어떤 것을 위해 삶을 매진해야 하는 것인지
죽을 때까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Lv18에서 알게 되겠지만,
진짜 나다운 나자신,
내가 될 수 있는 최고의 내자신을 발견하는 일은
오롯이 혼자일 때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남들이 걷는 길이 아니라,
누군가가 걸었던 길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나의 길’은
철저히 고독 속에서
차분히 나 자신과의 대화를 이어나가는 과정에서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다.
정신분석의 대가인 프로이트나 융이
오랜시간 혼자 틀어박혀 자기분석에 빠져있었던 것처럼,
우리 또한
진짜 우리자신과의 조우를 위해
고독을 기꺼이 환영해야만 한다.
수많은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이
고독을
우리 자신의 진짜 내면과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찬양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내 자신의 본질과 마주할 수 있는 이유
세상이 근본적으로 지옥같은 이유는,
어떻게든 우리를 세뇌시켜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우리를 이용해먹는 구조로 만들어져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모든 인간은 부지불식 간에
어떻게든 타인이 날 위해서 행동하고 살아가길 바란다.
그건 동물로서 생존하기 위한 진화적 본능이기도 하고,
온갖 욕구와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몸부림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런 세상 속에서
외부와의 접촉, 타인과의 관계는
거의 대부분
우리가 진짜 우리자신을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된다.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고독이 자기자신의 진정한 본성과 조우할 기회를 준다고 말했고,
사르트르는 심지어
고독을 받아들일 때에야 비로소 진짜 자유를 얻는다고 말했다.
모든 억압과 속박은,
사실 외부와의 연결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 억압은 필연적으로
우리가 우리 내면에 있는 우리 자신의
진정한 잠재력과 소질, 개성과 예술성 같은 것들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인간이 진짜 자신을 발견하고 그를 위해 매진하면,
그 인간에겐 더이상
세뇌나 통제가 먹혀들지 않기 때문이다.
더이상 타인이 요구하는 대로 살지 않고,
그 대신 자기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기 시작하는 인간이 탄생하는 사건은
오직 ‘고독’을 통해서만 벌어지는 일이다.